[한국어]

이미지: 정직한 doo coffee cafe house. (https://blog30903.tistory.com)
오늘 로스팅을 하다가 아주 작은 실수를 했습니다.
평소보다 10초, 불 조절을 잘못해 원두가 조금 더 볶였습니다.
누군가는 물을 겁니다. "그거 그냥 섞어서 팔면 아무도 모르지 않나?" 맞습니다.
다른 원두와 섞으면 향도 맛도 감쪽같이 가려집니다.
어쩌면 원가 절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수도 있었겠죠.
하지만 저는 오늘, 그 10kg의 원두를 그대로 쓰레기통에 쏟아부었습니다.
1. ‘손님’이 아니라 ‘가족’을 대하는 마음
제가 커피를 볶는 이유는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함이 아닙니다.
이 커피를 마시고 하루를 시작할 누군가,
혹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이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누군가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.
만약 제가 태운 원두를 섞어 팔았다면,
그 커피를 마시는 손님은 저의 '고객'이 아니라 제 '눈을 속이는 대상'으로 전락했을 겁니다.
저는 제 가게에 오시는 모든 분들을 제 식탁에 초대받은 '가족'이라고 생각합니다.
가족에게 탄 맛 나는 커피를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?
2. 정직함은 숨길 수 없는 맛의 차이

이미지: 태운 원두를 버립니다.
많은 분이 묻습니다.
"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구세요?"
정답은 단순합니다.
정직하지 않은 커피는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.
로스팅 과정에서 정성을 다하지 않고 타협한 맛은 첫 모금에 다 드러납니다.
쓴맛 뒤에 느껴지는 불쾌한 탄 맛은 거짓말을 할 수 없거든요.
결국 제가 다시 원두를 볶는 이유는 더 맛있는
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입니다.
버리는 순간은 아까웠지만,
새로 볶아낸 원두의 향을 맡는 순간 그 아까움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.
3. 당신이 마시는 커피,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?
우리는 매일 수많은 커피를 마십니다.
하지만 그 커피가 어떤 철학으로 볶여졌는지,
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왔는지 생각해보는 일은 드뭅니다.
저는 제 블로그를 통해 저의 '로스팅 일기'를 계속 기록하려 합니다.
잘 된 날의 기쁨보다,
오늘처럼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날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.
이 기록들이 쌓여 언젠가 제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께
"아, 이 집 커피는 정말 믿고 마실 수 있겠구나"라는 약속이 되길 바랍니다.

이미지: 원두커피를 즐기는 아담한 카페 (https://blog30903.tistory.com)
태운 원두 폐기하고 버려지는 원두와 정성스럽게 볶아진 원두는
사장님의 정직함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입니다.
"오늘 다시 볶아 더 향기로운 이 원두, 지금 제 가게 스마트스토어에서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.
고객 여러분 이런 카페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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